‘라이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알고 보니 ‘절친’ 사이?

입력 2016-02-17 12:49 수정 2016-02-17 13:08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라이벌 관계로 널리 알려진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년~1791)와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가 실은 가까운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악보가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공동 작곡한 칸타타(다악장 성악곡)가 이날 체코 프라하 무대에서 건반악기 하프시코드를 통해 연주됐다고 전했다.

1785년 여름에 쓰인 이 곡의 악보는 20세기 중반 체코음악박물관에 입수됐으나 작곡가는 미상으로 남아있었다. 지난해 11월 독일 음악가 티모 유코 헤르만이 자료를 검색하다 곡이 발표된 당시 광고에서 작품 제목을 찾아내면서 비로소 빛을 봤다. 여기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작곡가 ‘코르네티(Cornetti)'의 이름 역시 공동작곡가로 적혀있다.

4분 남짓한 길이의 이 곡에는 ‘오필리아의 쾌차를 위하여(Per la ricuperata salute di Ophelia)’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모차르트로부터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첫 주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낸시 스토리스(1765~1817)가 병으로 잃었던 목소리를 회복한 걸 기념한다는 뜻이다.

살리에리는 그간 열등감 탓에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설이 돌았을 정도로 평생 그를 시기한 인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1984년작)가 흥행한 뒤에는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단어까지 유행했다.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연구기관 모차르테움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이 곡이 라이벌로 알려져 온 살리에리와 모차르트가 사실 절친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