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동영 사실상 독자 출마 가닥, 국민의당 안 간다

입력 2016-02-17 10:46
정동영 전 의원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전 의원이 사실상 4·13총선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 전 의원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국민의당에 공식 합류하고 김근식 통일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 전 의원을 상대로 사실상 전주 덕진 출마 포기를 종용하면서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독자세력화에 무게를 두는 면이) 많이 있다”면서 “(그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에 간다는 그간의 보도들은 완전히 오보”라며 “그들(국민의당)의 희망사항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과는) 정체성 문제가 항상 있어왔다”며 “약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보강이 돼야 (합류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누누이 이야기 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 측은 그간 문제시 됐던 정체성 차이 뿐 아니라 최근 국민의당 측이 보여준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 영입을 두고 이 교수가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딴지를 걸었다”고 평가했다. 김근식 위원장이 정 전 의원을 상대로 전주 덕진을 포기하거나 덕진 출마를 강행할 경우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말이 안 되고 예의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행이 사실상 무산된 것은 그간 국민의당이 보여준 ‘오락가락’ 행보와 무관치 않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정 전 의원의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수차례 직접 찾아가 힘을 합치자고 설득했다. 유성엽 김관영 의원 등 전북 지역 의원들과 권노갑 정대철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도 전북 순창을 찾아 국민의당 합류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 영입을 반대하는 기류도 많았다. 정체성 문제는 물론이고 실제 정 전 의원의 전북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으며 ‘천·안·김’(천정배·안철수·김한길) 트로이카가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합류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교수의 ‘정동영 불가’ 발언과 김근식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대표적이다.

정 전 의원은 이번주 내로 전북 순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재개와 전주 덕진 출마를 공식화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날짜는 21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