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이택민 대표와 86년생 이해영 대표, 젊은 두 청년이 옷에 성경 말씀을 새겨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삼구이칠(3927)’이라는 회사명으로 첫 출발을 알렸다. ‘삼구이칠(3927)’은 성경을 말한다.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구성돼 있다. 삼구이칠은 성경 말씀을 의류를 비롯해 휴대폰 케이스와 에코백, 디퓨저 등에 새겨서 판매하고 있다.
16일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난 이택민 대표는 “사회복지학과 심리학을 함께 전공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학교 다닐 때 친구 어머니가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셨다. 아는 분이 없었다면 진입장벽이 높아서 의류 판매 구조나 공정 등을 알기 어려웠을 텐데 친구 어머니 덕분에 의류 생산 판매에 대한 접근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택민 대표의 외할아버지는 개척교회 목사이기도 하다. 군자 산소망교회 강경모 원로 목사다. 기독교 대안학교인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택민 대표의 친구들도 거의 크리스천이다. 가정과 학교를 통해 기독교적인 가치관, 성경적인 삶에 대한 묵상도 자연스러웠다.
그는 “옷을 포함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입고 사용하는 것에 성경구절이 노출이 되면 말씀을 한번이라도 더 보게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말씀 한 구절씩 떠올릴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물품과 함께 말씀 카드도 같이 보내드린다”며 “믿지 않는 분들도 예쁜 말씀 카드가 함께 오는 것을 좋아하셔서 더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택민 대표는 1차적으로 성경 말씀을 알리는 것을 넘어서, 삶 속에서도 선한 영향력이 드러나길 원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3927’에 ‘삶과 일치’라는 의미도 부여하고 있다”며 “저희들의 삶을 통해서 성경적 가치관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저희와 연결되는 고객이든, 업체든 등의 관계 속에서 좋은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2,30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을까. 이 대표는 “동역자들이 없었으면 못했을 것 같다”며 “프로젝트로 시작할 때는 친구들이 있었고 회사를 시작할 때는 이해영 대표님을 비롯해 믿음의 동역자들이 있었다. 좋은 동역자를 만나길 기대하면서 비전을 품고 나아가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취업도 어렵고 도전도 어려운 시대인데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즐기는 일에 가치 있는 비전이 있어서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자본금 0으로 시작한 ‘삼구이칠(3927)’은 조금씩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를 시작해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서도 택배비를 지불할 테니 단체티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삼구이칠(3927)’은 단체티를 판매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몇 년 뒤에 입지 않는 티셔츠를 다시 수거해서 선교지에 기부하고 있었다. 이택민 대표는 “수련회를 하면 교회에서 많은 티셔츠를 맞춘다”며 “해가 지나서 다음해에 또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이전의 티셔츠를 보내달라고 한다. 그럼 할인을 해드리고 수거한 중고티셔츠는 선교지에 보낸다”고 했다.
이택민 대표는 “결국은 복음이다”며 “저희의 작은 움직임이 이 땅에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도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