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 전 프러시아군에 포위된 프랑스 파리에서 어머니를 향해 날린 열기구 편지가 호주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AFP통신은 호주 국립보존기록관이 2001년 브리즈번 지부에서 입수한 이 편지에 대해 최근 본격적으로 그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위아래 각각 20.3㎝ x 13.3㎝ 크기인 편지는 1870년 12월 6일 샤를 메스니에(혹은 메스미에)라는 이름의 남성이 모친에게 안부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편지에서 남성은 노르망디 퐁토드메르에서 ‘그루싱(혹은 그로싱)씨’라는 이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는 모친이 잘 지내는지를 걱정하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에스파냐 국왕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오토 폰 비스마르크 수상이 이끄는 프러시아 왕국과 1차 보불전쟁(1870~1971)을 벌였다. 편지가 쓰인 건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가 항복한 뒤 끝까지 저항하던 시민군이 수도 파리에서 프러시아군에 포위됐을 시기다. 당시 다른 연락수단이 막혀있던 프랑스 시민군은 60회 이상 열기구를 띄워 25만여 건의 편지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편지를 쓴 남성은 모친에게 자신이 건강함을 알리며 안심시키고 있다. 남성은 “매일 고기를 먹진 못하지만 아무도 불평하는 이가 없습니다”라면서 “지금 파리의 관심사는 오직 프러시아군을 몰아내는 일입니다. 적들에게 수도의 문을 열어주느니 고통을 겪는 게 낫습니다”라며 싸울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시 시민군이 버티던 파리는 프러시아군에 넉 달간 포위돼 폭격을 받은 끝에 1871년 항복했다.
편지는 12월 7일 부쳐져 아흐레만인 16일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정작 편지의 글쓴이는 프러시아군에 막혀 답장을 받을 수 없었다고 AFP는 전했다. 국립보존기록관 관계자는 “(프랑스에 있던) 이 편지가 어떻게 호주에 오게 됐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프랑스 정부와 협력해 입수 경로와 뒷이야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어머니께 보낸 145년 전 프랑스판 ‘이등병의 편지’
입력 2016-02-16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