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였던 14일(현지시간) 영국 남부의 항구도시 사우스햄튼(Southampton) 출신의 한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 하나를 올렸습니다.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은 카메라 앞에서 흰색 상자를 슬쩍 비춥니다. 이 상자로 뭔가를 하겠다는 의미겠지요.
그리곤 촬영하기 좋도록 휴대전화 카메라를 세팅합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뭐 하는 거야? 뭘 녹화해?”라고 물으며 다가옵니다. 무언가 이벤트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기대가 질문에 섞여 있는 듯합니다.
남자친구는 다가오는 여자친구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곤 “나 약간 흥분되는데…손 좀 잡아줄래?”라고 하는군요. 여자친구가 손을 내밀자 부드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봅니다. 그리곤 “네가 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로 만들어줬어. 너한테 한 가지 청할 게 있어”라고 얘기하곤 호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냅니다. 여자친구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립니다. 어떤 여성이 이 순간 감격스럽지 않을까요?
남자친구는 조그만 상자를 엽니다. 그리곤 “차 한 잔 만들어줄래?”라고 하네요. 응? 무슨 얘기죠? 상자 안에는 모든 사람이 기대했던 반지 대신 티백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여자친구는 그 상자를 옆으로 던져버린 뒤 욕을 내뱉으며 나가버립니다. 욕이 나올 만한 상황입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