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은 고백도 이별통보도 먼저하면 안된다?” 결함 여성으로 낙인

입력 2016-02-16 09:01

북한에는 아직도 가부장적 사회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16일 보도했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문제에서 남한과는 전혀다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은 사귀던 남녀사이에 문제가 생겨 갈라지는 경우, 남자가 먼저 이별을 통보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성이 먼저 이별통보를 하면 여성답지 못한 행동으로 비난을 받는다고 한다.

북한은 연인들사이에 다툼이나 오해로 남자가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헤어진 연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남한과 다르다. 북한은 여자에게 결함이 있어 남자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는 등 여자에게 화살이 돌아간다. 이런 분위기인지라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여성 탈북자는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헤어지고 싶어도 남자가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설사 남자가 이별을 선언해도 오히려 여자가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린다"고 덧붙였다.

이별통보 뿐 아니라 프로포즈 또한 남자의 전유물이다. 북한에서는 이별 뿐 아니라 고백 또한 여자가 먼저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탈북여성 장연옥씨는 "예전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남자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면 속으로 끙끙 앓는다."면서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랑을 먼저 고백하는 여성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다."고 고백했다.

생계를 걱정하는 상황에서도 억척같이 살아남아 북한 사회의 주역이 된 북한 여성들은 아직도 남녀평등 앞에서 약자이다. 북한 정권은 이미 남녀평등권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했으나 이는 대외홍보용일 뿐, 현실 속 북한 여성은 사랑과 이별에서까지도 약자일 뿐이다.

이 탈북 여성은 "남녀가 연애하다 헤어져도 지켜보는 사람들의 평가는 평등하지 않다. 남자는 남자여서 그럴 수 있다고 평가하고, 여성은 결함이 있으니 이별을 당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성이 다른 남자와 선을 보면 그 여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부정에 가깝다"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