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인인 플뢰르 펠르랭(42) 프랑스 전 문화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개각에서 퇴임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발도상국 빈민촌 거리에서 발견된 어린이에게 문화장관을 시켜준 프랑스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명이 김종숙인 펠르랭 전 장관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펠르랭은 기자회견에서 “개도국의 빈민촌에서 태어나 프랑스 보통 가정에 입양된 어린이가 문화장관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 거의 없다”면서 프랑스 사회의 개방성을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는 과거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시절에도 알제리 및 세네갈 출신의 장관들을 두루 기용하는 등 소수인종 출신을 각별히 배려해왔다.
펠르랭은 사업가였던 양아버지와 전업주부였던 양어머니와 함께 파리 외곽 몽트뢰유에 있는 영세민용 임대아파트에서 3년 동안 살았다. 16세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고 17세에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에 진학했으며,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 명문학교들을 거쳤다.
펠르랭은 2012년 5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 직후 중소기업·디지털 경제장관에 임명되고 나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에 올랐다.
3년 반 동안 3개 장관을 역임한 뒤 이번 개각에서 대통령 보좌관인 오드레 아줄래에게 문화장관 자리를 물려줬다.
펠르랭은 이번 개각에서 경질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가 갑작스럽게 내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자크 랑 전 문화장관은 15일 현지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와 인터뷰에서 “펠르랭 장관을 경질하기 전 개인적으로 사전 통보하지 않다가 마지막 순간에야 알렸다는데 올랑드 대통령이 인간미가 부족했다”라고 비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개도국 고아 장관시켜준 佛에 감사"
입력 2016-02-16 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