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도 어찌하지 못한 성차별적인 영어 단어 8가지

입력 2016-02-16 00:08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성차별적인 인식을 담고 있는 단어나 예문을 여과 없이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사전은 ‘rabid(과격한·극단적인)’란 단어의 용례로 ‘페미니스트(feminist)’란 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또 ‘(통증이) 계속되는’ 또는 ‘잔소리하는’의 의미를 지닌 ‘nagging’의 용례로 ‘아내(wife)’를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귀에 거슬리는(grating)’, ‘날카로운(shrill)’ 같은 형용사에 대해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묘사하는 단어인 것처럼 예문을 통해 소개했다.

사전을 출간한 옥스퍼드대학 출판부는 성차별 논란에 대해 “오늘날 현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모습들을 반영했을 뿐”이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예문은 특정서적이 아닌 다양한 자료에서 가져왔으며, 출판사의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만으로는 왜 옥스퍼드 측이 ‘rabid’란 단어의 용례로 ‘우익(rightwinger)’이나 ‘팬(fan)’ 대신 ‘페미니스트’를 썼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비단 사전 뿐만 아니다. 특정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만 봐도 여성에 관한 뿌리 깊은 폄하의식을 엿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음은 가디언이 소개한 여성에 대한 교묘한 차별적인 인식이 반영된 단어 8가지다. 이들 단어의 정확한 의미나 맥락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할 경우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류 전체의 절반 인구에 해당하는 여성의 존엄을 훼손하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가디언은 경고했다.

1.Mistress

오늘날 ‘집이나 동물 등의 여성주인’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이 말은 그러나 17세기 무렵에는 ‘정부(情婦·성적인 관계를 지속하는 아내가 아닌 여성)’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됐었다.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2.Hussy

원래 가정주부를 뜻하던 중립적인 의미의 이 말은 어느 순간 ‘제멋대로인 여자’ ‘난잡한 여자’를 뜻하는 말이 돼버렸다.

3.Madam

여성을 부르는 정중한 호칭인 이 말은 18세기만 해도 ‘나이에 비해 건방지고 조숙한 여자아이’를 뜻하는 말이었다가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매춘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4.Governess

원래 ‘Governor’에 비견돼 ‘여성 통치자’를 의미하던 이 말은 시간이 갈수록 범위가 좁아져 오늘날에는 ‘여성 가정교사’만을 의미하게 됐다.

5.Spinster

원래 ‘실을 짜는 사람(꼭 여성만을 지칭하지 않음)’이란 의미였던 이 말은 점차 남편 없이 실 짜는 일로 생계를 꾸리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진화하더니 결혼하지 않은 여성까지 확대돼 18세기부터는 나이 들어서 결혼하지 않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 됐다.

6.Courtesan

특정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하게 의미가 바뀐 단어일 것이다. 원래 이 말은 왕이나 귀족을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신하를 의미하는 ‘Courtier’의 여성형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창녀’란 의미로만 쓰인다.

7.Wench

13세기에만 해도 ‘여자아이’나 ‘미혼여성’을 의미하던 이 말은 14세기말 이후 일부 지역에서 ‘음탕한 여성’을 지칭하는 속어가 됐다.

8.Tart

달달한 디저트가 연상되는 이 단어는 19세기까지만 해도 이 단어는 ‘연인을 향한 여성의 애정 표현’의 의미가 있었지만, 오늘날은 ‘행실이 단정치 못한 여자’를 뜻하는 은어로 사용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