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차관급 전략대화 2년8개월만 내일 재개” 장예쑤이 中부부장 입국

입력 2016-02-15 18:21

북핵 대응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한중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15일 한국을 찾았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장 상무부부장은 16일 오전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제7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화(5일), 한중 외교장관의 뮌헨 회담(11일)에 이어 중국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양국의 차관급 당국자가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2008년 12월 처음 열린 이래 매년 1회꼴로 개최됐으나, 2013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6차 전략대화 이후 2년 8개월간 열리지 않았다.

우리 측은 그동안 전략대화 개최를 지속적으로 타진해 왔지만, 외교부장의 외국 출장시 본국에 머물러야 하는 장 상무부부장의 직책 특성 때문에 서울에서 열 차례인 7차 대화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 측에서 전략대화 개최에 응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에 중국이 회의 개최에 응한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 전반을 둘러싸고 양국의 전략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협의 개시가 미국의 대중국 압박 일환이자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 상무부부장도 방한 기간 이런 우려를 강력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에서 추진되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우리 측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 도출을 위한 중국의 협조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고위 당국자 간 포괄적인 전략 소통 채널을 가동하기로 한 데는 불협화음 속에서도 양국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뮌헨 안보회의 계기에 한중, 한러, 한미,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고 중러 외교장관도 한반도 문제 공조 방안을 협의한 직후 이번 대화가 열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전략대화 개최 필요성에 대한 양측간 공감대가 이뤄짐에 따라 개최되는 것"이라며 사드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우리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도 "중국측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논의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대화 필요성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부부장은 임 차관과 회담 이후 오찬도 함께 하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일 오후 중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