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인맥 활용해 전국에 마약 유통한 일당 30명 검거

입력 2016-02-15 14:48
교도소 인맥을 활용해 필로폰과 대마를 전국적으로 거래하거나 이를 사들여 투약한 조직폭력배 두목 등 30명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5일 광주와 부산, 아산, 인천 등 9개 지역에서 마약을 유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로 인천 모 폭력조직 행동대원 김모(46)씨 등 17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구입한 마약을 투약한 광주 모 폭력조직 두목 유모(56)씨와 가정주부 이모(57)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씨와 부인(54)은 지난달 7일 오후 5시45분쯤 부산 연제구 양정동 거리에서 향정신성 약품인 필로폰 0.8g을 20만원에 팔아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마약을 대량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부부는 주로 교도소 복역 과정에서 알게 된 이들을 판매망으로 활용했다. 이들이 유통시킨 마약은 다시 지역 조직폭력배 두목 등 점조직으로 형성된 중간 판매상을 거쳐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다.

경찰조사결과 김씨 부부는 사법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철저히 사전에 약속한 장소에서 주로 빈 담뱃갑에 마약을 숨겨 구매자에게 넘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기차역과 열차 내부의 화장실, 모텔,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차장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습적으로 마약거래를 해왔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부부가 그동안 마약 유통에 사용한 휴대전화와 승용차는 모두 타인 명의 대포폰과 대포차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소량으로 포장한 마약류를 고속버스 수화물로 위장해 주고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마약을 공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말부터 마약사범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김씨 부부 등 필로폰 판매책과 투약 사범을 검거했다.

이들이 그동안 거래하고 투약한 필로폰은 시가 1억8000만원 상당으로 6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약 35g, 대마 4.5g, 전자저울, 다량의 일회용 주사기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마약사범들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안면을 익힌 인맥으로 전국적 판매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