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승화된 난민 비극, 베를린 랜드마크 뒤덮은 주황빛 구명조끼

입력 2016-02-15 11:38 수정 2016-02-15 13:02
아이 웨이웨이(출처: 위키피디아)
독일 베를린의 명물 콘체르트하우스가 때 아닌 주황색 옷을 입었다. 레스보스섬 해안마다 주인을 잃은 채 쌓여있던 구명조끼는 난민들이 꿈꾸던 베를린에서 거대한 예술품으로 재탄생했다.

베를린의 상징물 중 하나인 콘체르트하우스 공연장 건물이 그리스 레스보스섬 난민들의 구명조끼로 꾸며져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유명 설치미술가 아이 웨이웨이(58)가 난민들이 쓴 구명조끼 1만4000벌로 뒤덮는 설치미술을 선보인 것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웨이웨이를 비롯한 미술팀은 14일(현지시간) 밤새 그리스 레스보스섬 지방정부로부터 제공받은 난민들의 구명조끼로 건물을 장식했다. 웨이웨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작품제작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설치미술가이자 인권활동가인 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예술고문으로 일한 바 있는 저명한 예술가다. 지난해에도 수차례 레스보스섬을 발견해 난민들의 어려움을 관찰하고 이를 기록해왔다. 일주일 전에는 터키 해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던 세 살배기 난민 에일란 쿠르디가 발견됐을 당시와 같은 포즈로 사진을 촬영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덴마크에서 새로 제정된 난민 물품 압수법에 항의해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고 있던 자신의 전시전을 중단시킨 바도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