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아저씨 감사했습니다" 대구 아파트 주민들 경비원에 전별금

입력 2016-02-15 13:59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갑질 행태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한 아파트에서 퇴직하는 경비원을 위해 성금을 모은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천마타운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231동에서 13년 동안 경비원으로 일한 박모(72)씨가 올해 초 사직서를 냈다. 이에 231동의 한 주민이 엘리베이터 벽면에 ‘전별금’을 모아 주자는 내용의 A4용지 한 장 분량의 게시물을 붙였다.

게시물을 본 주민들은 성금이 든 봉투를 들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왔다. 20여 가구가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10만원까지 성금을 냈다. 이렇게 모인 전별금은 40여만 원이었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231동 동대표가 지난 13일 박씨의 자택을 찾아 이 돈을 전달했다.

231동에서 10년 넘게 일한 박씨는 얼마 전 아내가 갑자기 병으로 쓰러지면서 간호를 할 사람이 없어 더는 경비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주민들은 평소 자신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박씨에게 망설임 없이 성금을 낸 것이다.

아파트 관계자는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헌신적이어서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며 “아파트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조그만 위로라도 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