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 지역에 영하 20도 이하의 살인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NWS)는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부터 14일 오전 사이에 미국 뉴욕과 뉴저지, 웨스트 버지니아, 펜실베이아와 뉴욕 북부 뉴잉글랜드(메인·뉴햄프셔·버몬트·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에 체감온도 경보나 주의보를 내렸다.
NWS는 강풍까지 동반한 이번 추위가 “위험할 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강한 바람에 몸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14일 정오까지 영하 30도를 넘어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NWS에 따르면 14일 정오까지 체감온도는 뉴욕 시와 코네티컷, 뉴저지 주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 31.6∼37.7도, 보스턴에서는 영하 37.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NWS가 트위터에도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으로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최저 기온은 영하 22.7도, 우스터는 영하 26.6도로 기록됐다.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는 영하 22.7도,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는 영하 24.4도, 브리지포트는 영하 21.1도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보스턴이 1934년, 나머지 지역들이 1979년의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주에서는 온타리오 호수와 가까운 북부 워터타운이 무려 영하 38.3도(체감온도 영하 42도)까지 떨어지면서 ‘가장 추운 도시’로 기록되기도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추위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특히 노약자와 영유아들에게 그렇다”고 말하며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뉴욕 시는 이날 센트럴파크에서 열 예정이었던 얼음 축제를 연기하고, 최근 맨해튼 크레인 붕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현장의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와 뉴욕 주에서는 경마 대회가 취소됐다.
주민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14일 오전 매사추세츠 주 린에서는 주민 8000명이, 버몬트 주 노스이트스 킹덤에서는 1400명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코네티컷 주 벌린에서는 이날 새벽 가스공급이 끊겨 400명의 주민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번 추위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5일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10cm 안팎의 눈이나 진눈깨비를 동반한 비가 뒤따를 것으로 예보됐다. 남부 테네시 주 동부에도 눈 폭풍과 함께 15cm 안팎의 눈이 예보됐다.
동북부와는 정반대로 미 서부에서는 이상 고온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상당수 지역에서 섭씨 35도를 오가는 이상고온이 열흘 째 계속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뉴욕이 영하 30도↓” 미국 동북부 살인적인 한파 비상
입력 2016-02-15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