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공천관리위, 비례대표 공천” 김종인식 공천 현실화?

입력 2016-02-14 18:13

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에서 비례대표 추천관리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지역구 공천을 맡는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창선)에서 비례대표 공천까지 맡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표 시절 만들어진 현행 당헌·당규에서 이원화하도록 명시한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을 일원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 적용 변경에 이어 공천 제도 및 방식도 손질해 '문재인 색깔'을 지우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문 대표 시절엔 20% 공천 배제 원칙과 관련, 탈당 의원수를 '20% 공천배제 의원수'에 포함해 잔류 의원의 공천탈락을 최소화하겠다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김 대표체제 들어서는 탈당 의원수를 공천배제자수에 포함하지 않고 하위 20%를 무조건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하는 흐름이다.

김 대표는 공천 업무간 연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공천관리위가 비례대표 공천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당 지도부에 밝혔으며, 이에 따라 이러한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관리위, 전략공천관리위, 비례대표관리위 등 공천 관련 기구가 너무 중복돼 있는 상태라 이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라며 "공천 일정이 촉박한데다 총선 전략 차원에서 전체를 놓고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천관리위가 비례대표 공천 업무까지 담당할 경우 과부하 걸리는 부분은 없는지, 정해진 일정 소화에 차질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당헌당규에는 당 대표가 최고위 심의를 거쳐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지도부는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형식적으로는 비례대표추천관리위를 설치하고 홍창선 위원장을 비롯, 공천관리위원들이 비례대표관리위원을 겸임하는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더민주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에는 안병욱 현 윤리심판원장을 위원장을 비례대표공천심사위를 별도로 가동했으며, 2008년 18대 총선 때에는 박재승 당시 공심위원장이 비례대표심사위원장을 겸임한 바 있다.

이번 방침을 두고 친노·범주류 쪽에서는 내심 불편해하는 기색도 감지된다.

당초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을 분리한 취지가 퇴색될 수 있는데다 전체적으로 공천에 대한 김 대표의 '입김'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한 관계자는 "문 대표 시절 계파 나눠먹기 등 계파공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 공천이 자칫 약화되는 결과를 낳지 않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만약 문 전 대표가 그 이전에 만들어진 공천 제도에 손을 댔다면 비주류 쪽에서 친노 패권주의라고 비난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