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웨딩 촬영한 커플

입력 2016-02-15 00:03
사진=JafaR Photography 페이스북 캡처

한 신혼부부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의 도시에서 웨딩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시리아 도시는 정부와 반군의 내전이 계속되면서 예전의 도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남아있는 것은 폐허가 된 건물뿐이죠. 그런데 이곳에서 웨딩 촬영을 진행한 신혼부부가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시리아의 나다 메르히(18)와 하산 유세프(27) 예비부부가 지난 5일 파괴된 건물의 잔해 현장 속에서 웨딩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신부 메르히는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었지만 남편 유세프는 턱시도 대신 시리아 군복을 갖춰 입었습니다.

이곳에서 웨딩촬영을 진행한 시리아의 사진작가 자파르 메라이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들을 통해 ‘삶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며 웨딩촬영의 목적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는 “지금 시리아에서도 정상적인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리아 국민으로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테러를 방지하고 사랑과 평화를 더 확산시키고 싶다. 시리아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테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작가가 원해도 신랑신부의 동의가 없었다면 진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쁜 드레스를 입고 폐허 속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웨딩촬영하고 있는 신랑신부가 대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지금까지 25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럽에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전쟁 속에도 꽃은 핀다고 했던가요? 이 웨딩화보를 통해 시리아를 떠난 난민들이 타지에서 희망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와 도시가 재건되고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대해 봅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