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가 유행중인 남미에서 로마가톨릭 교리인 ‘인공 피임 금지’ 원칙 폐지 여론이 커지고 이는 가운데 가톨릭 성직자들이 교리 수호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지카바이러스 유행으로 남미 현지에서 일고 있는 인공 피임과 낙태 금지 가톨릭교리 폐지 여론에 대해 가톨릭 지도자들이 원칙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브라질 주교국립회의(CNBB) 소속 레오나르도 울리히 스타이너 주교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피임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면서 “천주교회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NYT는 이번 발표가 현재 진행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멕시코 방문을 염두에 뒀다고 봤다.
로마가톨릭에서는 교리에 따라 콘돔이나 피임약 등을 통한 인위적인 피임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성행위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생명의 이동’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에콰도르 브라질 콜롬비아 자메이카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5개 국가에서 국민들에게 임신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교리대로라면 정부로부터 임신 자제를 권고받은 남미 가톨릭 신자들로서는 성행위 자체를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미에서 가톨릭 신자 수는 타 종교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나 예전만큼은 아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발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남미 기독교 인구 비율은 전체의 약 72%로 1950년의 94%에서 20% 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2014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남미 가톨릭 신자 중 66%를 넘는 응답자가 피임 금지 교리를 수정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지카바이러스에도 남미가톨릭 “그래도 피임은 안돼”
입력 2016-02-14 16:46 수정 2016-02-14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