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 교회가 연합해 전도해요", 일산서지방전도대 이야기

입력 2016-02-14 12:53
일산서지방전도대 대원들이 지난 3일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온누리교회 앞에서 다같이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양=전호광 인턴기자
일산서지방전도대 대원인 김정화 사모(왼쪽)가 지난 3일 한 노인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에 나올 것을 설득하고 있다. 고양=전호광 인턴기자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김정화(77·새생명교회) 사모가 벤치에 앉아 있는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노인 앞에 허리를 굽힌 뒤 미소를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저희는 선생님한테 복된 소식을 전하려고 여기에 왔어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아들이자 딸입니다.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구원 받으려면 하나님을 만나셔야 합니다.”

이날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전도에 나선 사람은 김 사모만이 아니었다. 20명 넘는 크리스천이 곳곳에 흩어져 복음을 전했다. 이들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매고, 일산서구 감리교회 명단이 적힌 전도지를 들고 2시간 가까이 노상전도를 벌였다.

전도에 나선 이들은 일산서지방전도대에서 활동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었다. 전도대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일산서지방 소속 감리교회 32곳 중 절반인 16곳이 동참하고 있다. 대원들은 2008년 7월부터 명절 연휴를 뺀 매주 수요일마다 일산서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

전도대 대장인 김진열(62·신도제일교회) 장로는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힘들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참가 인원이 줄었지만 보통 40여명이 노상전도에 나섭니다. 처음에는 수줍어서 전도에 소극적이던 분도 경험이 쌓일수록 조금씩 나아지더군요. 지금은 다들 굉장히 저돌적입니다(웃음). 복음을 전하면서 교회에 나오라고 설득하는 일이 저희들에겐 ‘일상’이 됐습니다.”

전도대가 모이는 곳은 매주 달라진다. 이날 이들이 집합한 교회는 전도대 소속 교회 중 한 곳인 일산서구 덕이로 온누리교회(김승녕 목사)였다. 대원들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점심식사를 한 뒤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복음을 전하면서 동시에 온누리교회를 지역 주민에게 ‘홍보’하는 일을 병행했다. 매주 ‘홍보’ 대상이 되는 교회는 달라진다는 게 대원들의 설명이었다.

김승녕(55) 목사는 “일산서지방 교회들이 전도를 통해 ‘연합’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며 “매주 노상전도에 나서는 일은 예수님에게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자평했다.

“저희들의 전도를 통해 교회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이 지역에서 폭발적인 부흥이 일어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언젠가 하나님의 역사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대원 중에는 노상전도를 통해 신앙의 참뜻을 되새기게 됐다는 이들도 많았다. 개인택시 운전기사인 이정자(58·여·성일교회) 권사는 수요일마다 일손을 놓고 전도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는 “구원의 기쁨을 전하는 것보다 보람 있는 일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4년 전 겨울이었어요. 새벽까지 택시를 운전한 뒤 3~4시간만 잔 뒤 일어났어요. 그런데 전도대 활동에 참가하는 게 너무 귀찮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꾹 참고 현장에 갔고, 그날 5명을 전도하는 데 성공했어요. 여전히 내 주변에 내가 구원할 영혼이 많다는 걸 절감한 날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꾸준히 이 활동에 동참할 겁니다(웃음).”

고양=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