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한국 나눔 연령 낮고 고액기부 문화가 미흡

입력 2016-02-14 10:41
국내 기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나눔문화는 꾸준히 활성화되고 있으나, OECD 주요국과 비교할 때 나눔문화가 아직 선진국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영미와 비교한 한국 나눔 문화의 7대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부금 신고 현황은 2006년 8조1400억원에서 2010년 10조340억원으로 10조를 넘었고, 2013년에는 12조485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OECD 국가들의 기부참여율을 보면 한국의 경우 OECD 평균에 못미치며 전체 국가 중 25위로 하위 수준이다. 기부금의 GDP 대비 비중도 미국의 경우 2%가 넘어 한국의 0.8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 나눔문화의 특징을 기부 선진국인 미국, 영국 등과 비교했을 때 우선 한국은 청소년의 자원봉사가 압도적으로 많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2013년 기준 10대의 자원봉사 참여비율은 75.4%를 기록한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7.8%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한 자리수에 그쳤다.
꾸준한 개인기부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종교적 이유의 기부가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고 환경이나 문화 등 다양한 나눔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대표적인 계획기부인 유산기부는 미국에서 전체 기부액의 약 8%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발달하지 못해 이벤트성 기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소득자의 나눔 부분에서는 미국의 백만달러 이상 기부가 1000회 이상 총 141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에 비해, 한국은 1억 이상 기부자가 가입할 수 있는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총누적기부액은 아직 3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외에도 한국은 전체 기부 참여자가 34.5%인데, 현금기부를 하는 사람은 32.4%나 되는 반면 물품기부를 하는 사람은 5.9%에 불과했고, 나눔 수행자 역할을 하는 비영리단체(NPO)는 한국의 경우 2013년 약 2만 여곳에 불과해 미국의 150만개, 영국의 16만개에 비하면 현저히 부족하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NPO의 기부금 수익은 4조원에 불과해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나눔을 경제발전의 성장 동력과 선진국 진입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나눔과 같은 사회자본 확충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나눔문화의 연령대 간 연결사다리 형성 방안이 마련하고, 비영리단체의 양적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액기부자들이 솔선수범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형성해야 하고, 탄력적인 기부 관련 세제 운영을 통해 나눔 축소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