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잔해 속에서 젊은 남녀커플이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의 인민일보는 6.4의 강진으로 붕괴된 대만 타이난(臺南)시 융캉(永康)구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을 수색하던 중 구조대원이 남녀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숨진 이들은 타이난시 군산대학교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인 카이 멩지아(21)와 후앙 록신(21) 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남자친구 카이가 지진이 나자 떨어지는 건물 파편으로부터 여자친구 후앙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으로 감싼 것으로 보인다”며 “후앙은 카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자세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두 사람 시신은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조대는 남자친구 카이 주머니에서 발견한 신분증으로 이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구조대원들은 “남성이 여성을 워낙 단단하게 껴안고 있어 발굴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죽기 전 카이 씨는 자신의 SNS에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는 사진을 올리고 “손을 잡는다면, 한 평생 희망이 있을 거야”라는 메시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양가 가족들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DNA 검사를 요청했다. 후앙의 부모는 시신의 앞니, 옷차림, 발가락 매니큐어 등으로 딸을 확인한 것으로 전했다.
지난 6일 대만 남부 지역을 강타한 6.4 규모의 지진으로 현재까지 55명이 사망하고, 549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대만 지진붕괴 현장, 꼭 껴안은채 발견된 커플시신
입력 2016-02-14 10:22 수정 2016-02-14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