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보수 대표격 대법관 사망으로 보수 4대 진보 4 구도

입력 2016-02-14 10:41
스탤리아 대법관 CNN방송 캡처

미국 연방 대법원내 대표적 보수파인 앤터닌 스캘리아(79) 미국 대법관이 사망했다고 CNN방송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수 5대, 진보 4의 팽팽한 대립 가운데 보수와 진보가 동률이 되면서, 누구를 지명하느냐에 따라 미 대법원의 판결 내용이 이전과 전혀 판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텍사스 남부의 자택에서 전날 밤 잠자리에 들었다가 13일 오전(현지시간)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을 공개로 확인하면서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보수 5 대 진보 4로 갈려 있던 미국 대법원 내에서 대표적 강경 보수파로 꼽히던 스캘리아 대법관이 진보 성향을 보여 온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에 사망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 대법관 구성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대법관 재직 시절 낙태와 동성 결혼에는 열렬히 반대하고 사형 제도 존치와 총기 보유는 강력히 옹호하는 등 미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사안들에 대해 매우 강경한 보수주의 입장을 밝혀 왔다.

최근에는 중도보수 성향의 일부 대법관이 동성 결혼 전면 허용과 오바마케어 등에서 진보 쪽 다수의견에 가담했을 때 스캘리아는 판결문의 소수의견 부분을 작성하면서 다수의견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미국 정치권은 후임 선정을 놓고 기싸움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현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석이 된 대법관 후임자를 이른 시일 내에 지명해야 한다고, 야당이지만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차기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나섰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