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전방위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 '위기 극복'을 정치권의 당면 과제로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그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와 군사적 긴장 고조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신(新) 냉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안보 위기에 놓였다는 인식에서다.
또 최근 각국의 증시 폭락이 보여주듯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저유가·저금리의 후유증 등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도 위기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원 원내대표는 14일 "안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워낙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며 "한반도를 엄습한 위기를 극복하는 게 정치인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이 위기인데 개인의 주의·주장이 중요하겠느냐"고 언급, '신(新) 보수'를 주창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작년 4월 8일)나 '개혁적 보수'를 강조했던 김무성 대표(작년 9월 2일)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이런 인식에 따라 원 원내대표는 새로운 정치적 노선을 제시하기보다는 위기에 맞서 여야가 정략적 판단을 떠난 '초당적 대응'에 나서자고 호소하는 한편 '일 하는 국회'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연설에는 깊은 반성도 담길 것이라고 원 원내대표 측은 전했다.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는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기 때문이다.
원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정치권과 국민을 향한 호소력을 높이기 위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내부대표단 및 정책위원회 부의장단과 함께 설 연휴 이전부터 연설문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비주류 정치인이던 원 원내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서 지난해 2월 정책위의장에 데뷔했다. 이후 유 전 원내대표가 사실상 친박(친박근혜)계에 의해 '축출' 당하자 그의 뒤를 이어 원내사령탑을 맡았다.
당내 정치적 기반이 미약한 탓에 취임 초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원 원내대표는 '당·정·청 삼위일체론'을 내세우며 청와대·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데 공을 들였다.
실제로 한동안 중단됐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는 원 원내대표 취임 이후 거의 매월 열릴 정도로 정례화됐다.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도 2차례 이뤄졌다.
자칭, 타칭으로 이른바 '신박(新朴·새로운 친박계)'으로 분류되지만, 그는 당내 양대 계파로 불리는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균형추' 역할을 자임한다.
당 안팎에서는 아직 정치적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지 않은 원 원내대표가 오는 4·13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할 경우 당내 입지나 정치적 보폭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조국이 위기인데 개인 주장 중요하나”원유철, 내일 대표연설 데뷔
입력 2016-02-14 0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