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감독은 ‘귀향’의 공식 페이스북에 13일 장문의 글을 남겼다. 조 감독은 “영화 ‘귀향’이 드디어 2월 24일 감격스러운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오늘을 있게 만들어주신 전 세계 7만 5270명의 후원자님들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귀한 투자를 해주신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눔의 집’에 계신 위안부피해 할머니들과 삶을 바쳐 봉사하는 선생님들께 엎드려 감사인사 올린다”라고 전했다.
조 감독은 “며칠 전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잠들어 계신 천안에 있는 국립 ‘망향의 동산’을 가서 할머니 앞에 헌화하고 기도했다”며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시작된 위안부피해여성 문제는 이제 전 세계적인 인권의 문제로 자리매김했다. 할머니 앞에서 저는 부디 이 영화가 평화의 작은 도구가 되어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영화 ‘귀향’의 그 길이 험난했어도 국민 여러분께서 만들라 명령하셨고 위안부피해영령들께서 지켜주셨기 때문에 개봉이라는 기적에 이르렀다”며 “이제 이 기적 같은 개봉을 넘어서 영화 ‘귀향’이 마침내 들불처럼 번져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일본이 진심으로 할머니들 앞에 나와 백배사죄하는 그 날이 올수 있도록 부디 후원자님들께서 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부터 내놓은 목숨으로 저는 끝까지 귀향의 마당쇠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2002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강일출(88)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본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43년 열다섯 살 나이에 중국 길림성의 위안소로 끌려간 강 할머니는 보국대를 뽑는다는 일본순사에 의해 끌려갔다. 중국 심양을 거쳐 장춘, 그리고 목단강 위안소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며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다.
13년에 걸친 제작기간과 7만 명의 시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힘을 합친 ‘귀향’은 연기 인생 50년의 배우 손숙이 극중에서 강일출 할머니를 모델로 한 영옥 역을 맡는 등 서미지(영희 역) 오지혜(정민 모) 등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그 외에 강하나 최리 정인기 정무성 차순형 등이 출연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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