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실체의 움직임을 보세요" 미디어설치작가 이예승 ‘동중동·정중동’ 아트사이드갤러리 3월3일까지

입력 2016-02-13 00:18
목재, 키네틱 모터, 웹캠, 가변설치, 2016년
<동중동 3> 길이 7m 아크 스크린, 2016년
<동중동 2> 회전 구조체, 디지털 자수 스크린, 높이 210cm, 2015년
장지에 디지털 프린트, 25.4×25.4cm(64개), 2016년
<무성한 소문>, 2013 (Interactive Installation) 듀랄리늄 M157 원형 스크린(6M), 적외선 거리감지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 실험실 도구, 유리병, 플라스틱 컨테이너, 가변설치(2013 갤러리루프)
전시장에 들어서면 영상, 한지, 전선, 고가구,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이용한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게 무엇이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움직임이 있는 실린더 형태의 설치작품, 벽면에 그림자로 자수 모양을 비춘 작품, 회화와 영상을 접목한 작품 등이 놓여 있다. 카메라가 수묵화를 계속 촬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확대된 표면을 실시간으로 비춘 영상도 있다.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젊은 미디어·설치 작가 이예승(42)의 작품이다. 전시 제목은 전시 제목 ‘동중동·정중동’(動中動·靜中動)은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움직임이 있고, 조용히 있는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다는 뜻이다. 영상은 전체보다는 해당 작품 또는 동물의 모습 일부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실상이 무엇인지 상상케 한다.

정지한 듯하지만 작품마다 움직임이 강조된 것은 중국 고대 지리서 ‘산해경(山海經)’ 내용을 토대로 했다. 이미지나 서사 구조의 단순한 차용이 아니라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영상으로 보이거나 벽면에 비친 사물을 바라보고 관람객이 무엇이 가상이고 실상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나와 미국 시카고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MFA)를 졸업한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 특히 미디어아트 분야에서의 왕성한 활동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와 형식을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디지털 미디어의 기술과 회화적 이미지가 감성적으로 어우러졌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2016년 신작은 영상과 회화의 모호한 경계 및 공간을 가득 채운 키네틱(Kinetic)적인 요소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정중동(靜中動)’과 ‘동중동(動中動)’의 공간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정지된 것이지만 사실은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세 번째는 움직임이 느껴지는 역동적인 공간으로의 탈바꿈이다. 전시는 3월 3일까지(02-725-1020).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