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도 못 무너뜨렸는데”... ‘독립언론 상징’ 영국 인디펜던트 발행 중단 갈림길

입력 2016-02-12 17:02 수정 2016-02-12 17:03

자유로운 편집권이 보장된 ‘독립언론’으로 이름을 날려온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오프라인 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제호를 유지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독자가 디지털로 옮겨감에 따라 발행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이 결정이 에브게니 레베데프 인디펜던트 회장이 스코틀랜드 매체 스콧츠맨 소유주이기도 한 존스턴프레스로 인디펜던트를 2500만 파운드(약 439억원)에 팔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아몰 라잔 인디펜던트 편집위원은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많은 의문과 불확실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변동사항이 있는 대로 곧장 알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펜던트는 1985년 언론인들에 의해 창간되어 소유주의 간섭이 없는 독립언론으로서 자리매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최다 발행부수인 42만3000부를 기록하며 200여년 전통의 타임즈를 제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주도한 가격경쟁 탓에 경영 위기를 겪었고, 그 뒤부터 유료부수 감소로 경영난에 빠지기 시작했다.

현재 인디펜던트의 유료판매부수는 4만718부로 이는 일요판 자매지인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의 4만2888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디펜던트의 위기가 심각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치다. 가디언은 논설을 통해 “루퍼트 머독도 어쩌지 못한 인디펜던트를 죽인 것은 다름 아닌 인터넷이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