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장관 “대한체육회는 자기 자리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입력 2016-02-12 14:50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체육회는 자기 자리밖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 장관은 12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2016년 체육분야 업무보고 모두발언부터 대한체육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체육회는 전날 통합추진위원회를 열고 15일로 예정된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인사말에서 “어젯밤부터 통합체육회 관련 뉴스를 보면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대한체육회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지난해부터 계속 추진된 일인데 왜 이렇게 계속 시끄러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한체육회장님이 지금 진행되는 일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김정행 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김 장관은 “어제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에도 회장님은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 회장님 허락도 없이 통추위가 일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본분을 잊은 것이 아닌지 굉장히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는 이기흥 대한체육회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통합체육회 정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다 내용 자체에도 문제가 많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15일 통합체육회 발기인총회 참석을 거부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김 장관은 “통합을 좋은 뜻으로 하자고 시작한 것인데 이런 좋은 뜻을 훼손하는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통합체육회 사무총장 자리가 국민생활체육회 몫으로 내정된 것에 대한 대한체육회 내 일부 반발 기류를 꼬집은 발언이었다. 그는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을 둘 다 대한체육회가 가져가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만일 사무총장을 (대한체육회에) 주면 또 다음에는 뭘로 시비를 걸 것인가. 국민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개성공단 폐쇄 등 걱정할 일이 많은데 대한체육회는 자기 자리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제가 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통합체육회장 선거를 올림픽 이후로 미룬 것은 올림픽을 잘 치르자는 의도이기 때문에 올림픽을 잘 치르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은 “장관님께서 오죽하셨으면 모두발언에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통합의 당사자로서 부끄럽기 한이 없다. 지난해 사업 결과나 올해 사업 계획은 모두 통합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통합이 잘 이뤄져야지만 더 올바른 사업 계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