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 전력화 후 첫 작전서 개가” 北미사일 잔해 인양 한몫했다

입력 2016-02-11 19:28

우리 군이 서해상에서 북한 장거리 미사일 추진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를 인양한 데는 통영함과 '무인잠수정'으로 불리는 수중무인탐사기(ROV)의 공이 컸다.

해군은 11일 평택 2함대에서 북한 장거리 미사일 1·2단 추진체 연결부로 추정되는 잔해를 포함해 서해상에서 건져 올린 추진체 부품을 공개하고 인양 과정을 설명했다.

해군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쏜 지난 7일부터 서해 어청도 서남쪽 해역에서 미사일 잔해 수색·인양작업을 진행해왔다.

수색·인양작업이 진행된 해역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분리된 1단 추진체가 공중 폭발을 일으켜 270여개의 파편으로 떨어진 곳이다.

해군은 이번 수색·인양작업에 기뢰제거용 함정인 소해함을 포함한 함정 15척, P-3 해상초계기와 링스 해상작전 헬기 등 항공기 6대, 해난구조대(SSU) 대원 43명을 투입했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1·2단 추진체 연결부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된 것은 지난 8일 오전이었다.

좌초하거나 침몰한 선박을 예인·인양하는 구조함인 3천500t급 통영함이 사이드스캔 소나(음파탐지기)로 바다에 잠긴 잔해를 탐지한 것이다.

이 잔해는 어청도에서 서남쪽으로 75노티컬마일(약 139㎞) 떨어진 지점 약 80m 해저에서 발견됐다.

통영함이 탑재하고 있던 ROV는 해저로 내려가 1·2단 추진체 연결부로 추정되는 잔해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ROV가 미사일 잔해를 인양한 첫 사례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해군이 운용 중인 ROV는 최대 3천m 심해까지 내려가 광학·초음파 영상 촬영을 할 수 있으며 250㎏의 물체를 인양할 수 있다.

그동안 방위사업 비리의 불명예로 얼룩졌던 통영함도 이번 인양으로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통영함이 전력화된 이후 실제 작전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선체고정음탐기(HMS)를 장착하지 못한 통영함은 이번에 사이드스캔 소나로 수색작업을 했다.

해군이 1·2단 추진체 연결부로 추정되는 잔해를 찾아낸 이튿날인 9일에는 기뢰탐색함인 김포함이 사이드스캔 소나로 어청도 서남쪽 65노티컬마일 지점 약 80m 해저에서 북한 장거리 미사일 추진체 연소가스 분사구로 보이는 잔해를 탐지했다.

이번에도 통영함의 ROV가 투입됐고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들도 해저로 내려가 밤샘 작업 끝에 분사구로 추정되는 잔해 3점을 건져올렸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 수색·인양작업은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겨울철이다 보니 심해잠수사들이 차가운 바닷바람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었고 조류가 센데다 수중 가시거리도 짧았다는 것이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1단 추진체 파편들의 낙하지점을 추적한 것은 미사일 발사 당시 서해상에서 작전 수행 중이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다.

해군은 1단 추진체 파편 낙하지점을 수십개로 나눠 수색·인양작업을 진행해왔다.

해군은 이날 수색·인양작업 현장의 파고가 높아지는 등 기상 여건이 나빠지자 작업을 임시 중단하고 함정과 항공기, 해난구조대를 철수시켰다.

해군 관계자는 "기상 상태가 나아지는대로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 수색·인양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