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전부 사라질뻔한 공중전화 부스가 다행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딱 4개만 남겨두기로 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요즘 공중전화 부스 해체 및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돼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지 않기에 이를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 공간을 전화부스 대신 와이파이가 되는 디지털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없애버릴 전화부스가 7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바뀌어가는 세상에 위태로운 아날로그의 존재가 여실히 드러난 케이스다.
이 작업을 하는 인터섹션컴퍼니는 그런데 뜻밖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공중전화 부스를 다 없애면 슈퍼맨이 망토를 어디서 갈아입느냐는 항의였다. 슈퍼맨 영화에서 클라크 켄트가 슈퍼맨으로 변신하기 위해 사용되는 장소가 바로 공중전화 부스다.
때문에 해당 회사는 뉴욕 웨스트엔드는 101번가, 100번가, 90번가, 66번가 4곳의 경우 공중전화 박스를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미국민의 ‘추억’을 위한 배려이자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까치밥’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이 소식을 전하면서 “남은 4개의 부스는 슈퍼맨을 위한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부스는 뉴욕의 또 다른 관광 명소가 될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까치밥' 뉴욕의 공중전화 부스
입력 2016-02-11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