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중고 교육 성적은 '미'...인성지도 가정이 책임져야

입력 2016-02-11 14:50
우리 국민들은 현재 초·중·고 교육 전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국민의 절반이 ‘수 우 미 양 가’ 중 보통에 해당하는 ‘미’로 우리 교육에 성적을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은 학생들의 인성 수준이 낮다고 봤으며 83.5%가 인성지도의 책임이 가정에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5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의 50.6%는 초중고교 교육 전반에 대한 평가 점수로 ‘미’(보통)를 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미’라는 응답(각각 46.0%, 46.2%)이 가장 많았지만 고등학교는 ‘양+가'(잘못하고 있다)가 51.6%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어떤 고등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냐'는 질문에는 56.5%가 '적성과 능력에 맞게 진로지도를 잘해주는 학교'라고 답했다. ‘명문대에 많이 진학시키는 학교'라는 응답은 7.0%에 그쳤다. 맹목적인 명문대 진학 지도보다 학생 특성과 적성에 맞는 진로 지도를 더 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서는 ‘보통' 50.6%, ‘신뢰하지 못한다' 28.2%, ‘신뢰한다' 21.3% 순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사에게는 생활지도능력(47.7%)이, 중학교는 학습지도능력(38.2%), 고등학교는 진로지도능력(47.6%)이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꼽혔다.

지금보다 더 중시돼야 할 교과목으로는 사회(역사·도덕 포함)라고 답한 비율이 2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사(17.7%) 체육(14.0%) 국어(13.3%) 교양(11.6%) 예술(8.6%) 영어(6.1%)가 뒤를 이었다.

강화돼야 할 교육내용으로는 초·중학교 모두 인성교육(초 35.2%, 중 40.8%)이 1순위로 꼽혔다. 고등학교에서는 진로교육(28.8%)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초·중·고생의 인성·도덕성 수준이 ‘낮다'(낮다+매우낮다)는 의견이 51.5%로 ‘높다'(매우높다+높다, 7.9%), ‘보통'(40.7%)를 압도했다.

응답자의 83.5%는 학생들이 좋은 인성을 갖도록 지도해야 할 1차 책임이 가정에 있다고 답했다.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학부모(37.6%)라는 의견이 교사(31.9%), 친구(27.3%)보다 높았다.

현 정부가 가장 잘하는 교육정책으로는 초등돌봄교실(27.9%), 누리과정 확대(22.2%), 인성교육 활성화(12.6%), 자유학기제(10.2%) 등이 꼽혔다. 누리과정에 관해 바람직한 영유아 지원 방식으로는 ‘0~5세 소득수준별 차등지원'(37.2%)을 꼽은 비율이 ‘전 연령 계층 구분없이 똑같이 지원'(29.0%)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자녀교육에 대한 태도는 이전과 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다른 대안을 찾겠다'(56.8%)고 답한 비율이 ‘정규학교는 꼭 다니게 하겠다'(37.3%)는 비율을 앞섰다. 초창기 교육여론조사(1999∼2000)에서는 정규학교를 꼭 다니게 하겠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자녀교육에 성공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는 24.3%가 좋은 직장 취직을 꼽아 심각한 취업난을 실감케했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21.9%),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는 것'(19.1%),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17.7%),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14.5%) 등이 뒤를 이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