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된 KBS 2TV 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본분 금메달’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여자 아이돌 멤버들에게 ‘걸그룹의 본분’이라며 이해하기 힘든 미션을 던져 의아함을 샀다.
게스트로는 EXID 하니·솔지, 트와이스 정연·나연·다현, AOA 지민, 오렌지캬라멜 리지, 나인뮤지스 경리, 여자친구 유주 등이 출연했다. 먼저 상식 테스트를 가장한 이미지 관리 테스트가 진행됐다. 문제를 푸는 와중에 벌레 모형을 던지고 흉한 표정을 짓지 않는지 평가하는 식이었다. 제작진은 이들의 놀란 모습을 슬로우로 반복 재생해 보여줬다.
그리고선 영하 13도 날씨에 옥상에 나가 섹시댄스를 추게 했다. 노출 있는 옷을 입은 아이돌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열심히 춤을 췄다. 헌데 이 코너의 목적도 따로 있었다. 무대에 체중계를 연결해 몸무게를 측정할 요량이었다.
측정된 결과는 앞서 각자 작성하게 한 체중 기록과 비교했다. 실제 체중이 얼마만큼 더 나가는지 친절히 계산까지 했다. 차이가 많이 날수록 ‘놀랍다’는 뉘앙스의 자막을 넣었다. 제작진은 이를 두고 정직도 테스트라 했다.
방송 이후 KBS 시청자 게시판과 SNS 등에는 프로그램의 무리한 설정을 꾸짖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은 개뿔” “시청료 받아서 고작 이런 프로 만드나” “수신료 올렸다간 더한 프로그램도 나오겠다”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여성 출연자를 대하는 방식이 심히 불쾌했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가 된 건 이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9일 방송된 설 특집 ‘머슬퀸 프로젝트’를 두고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됐다.
제작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걸그룹 멤버와 머슬 트레이너가 2인1조 짝을 이뤄 건강미를 과시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헬로비너스 나라, 나인뮤지스 경리, 달샤벳 수빈, AOA 찬미, 트와이스 정연, 지나, 스테파니, 가희 등 출연자들의 땀과 노력이 엿보였다.
그러나 자극적인 화면 구성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타이트한 운동복을 입은 여성의 신체 일부를 계속해서 클로즈업하는 식이었다. 명절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이 보기에 부적절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