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시간 넘게 앉아있는 남성, 비만 위험 1.5배 높다

입력 2016-02-11 09:14

하루 5시간 넘게 앉아있는 남성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남성보다 비만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소득 수준, 여성은 교육 수준이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팀은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60세 이상 1565명(남 656명, 여90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비만의 경우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25 이상, 복부 비만은 허리둘레 남자 90cm, 여자는 85cm 이상일 때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앉아있는 시간을 5시간 기준으로 나누었을 때 5시간 이상 앉아있는 남성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남성에 비해 비만이 1.54배 더 높았다. 여성의 경우 두 군간 비만 유병률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비만에 영향을 주는 사회경제학적 요소인 가계소득 및 교육수준을 고려하여 앉은 시간과 비만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5시간 이상 앉아있는 가계 소득수준 하위 25%의 남성은 5시간 미만으로 앉아있는 가계 소득수준 상위 75%의 남성보다 비만 유병률은 1.80배, 복부 비만은 1.64배 더 높게 나타났다. 또 5시간 이상 앉아있는 초등학교 이하 교육을 받은 여성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중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보다 복부 비만이 1.24배 더 높게 나타났다. 결국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이상이면 특히 남성에서 비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신체활동이 줄고, 이에 따른 총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수단의 이용, 회사에서 앉아서 하는 실내업무, TV 시청이나 게임 등 앉아서 즐기는 여가활동은 신체활동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나이든 사람에게 많이 볼 수 있는 여가형태인 TV 시청의 경우 시청 시간에 따라 간식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늘어나면서 에너지 섭취가 증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요즘 비만은 예전처럼 많이 먹어서 발생하는 요인도 있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비만의 원인”이라면서 “그동안 비만 감소를 위해 음식섭취를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신체활동을 늘리고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행동 의학(Behavior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