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벌어지는 ‘왕따’ 문제의 원인이 마치 피해자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기술된 왕따 대처법이 인터넷에 공개돼 많은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대처법에는 피해자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문제를 찾아 개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맞서거나 싸우지 말고 시간이 가길 기다리라는 소극적인 대응 방법을 권유하기도 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암을 유발하는 대처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헬조선의 왕따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교실 뒤 게시판에 붙은 ‘따돌림을 당할 때면’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모습이 담겨 있다. 대자보에 담긴 내용은 따돌림을 당하는 원인이 마치 피해자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기술돼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무엇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지 자신을 뒤돌아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너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맞서 싸우지 말라 ▲자기 할 일을 충실히 하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려라 ▲따돌림을 당했다고 자기 인생자체가 따돌림 당하는 것은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마라 ▲자신에게 호의적인 친구를 찾아라 ▲너무 힘들 땐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고민을 상담해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사진은 언제 어디서 찍은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담겨 있지 않아 출처가 불분명하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4만 건에 이르는 조회수와 100건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황당한 대처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도 “참는 게 왕따 문제를 키우는 지름길인데 참으라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따돌림 자체가 잘못된 건데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처법이라니…” “가해자 잘못이 아니라 피해자 잘못이라고?” “어떤 이유에서도 왕따를 합리화 시킬 수 없다” “따돌림을 성폭행으로 대치해서 보면 더 끔찍하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왕따는 피해자 잘못?” 헬조선식 대처법에 온라인 ‘부글’
입력 2016-02-11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