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하더라도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등 대사 지표가 정상이면 심혈관질환이나 사망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과 별 차이 없다는 이른바 ‘비만의 역설’에 대한 연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전체 비만 환자의 약 20~30%가 이러한 ‘건강한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 다른 대사 지표가 정상이더라도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 콩팥병의 경우 ‘비만의 역설’이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 유승호, 장유수 교수팀은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엘리세오 구알라 교수팀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대사적으로 건강한 6만 2249명을 비만, 과체중, 정상체중, 마른체중 그룹으로 나누어 5년간 만성 콩팥병 발생 여부를 비교했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 그룹은 혈당,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인 경우다.
그 결과, 비만하면 다른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건강한 정상 체중인 경우보다 만성콩팥병이 1000명당 6.7명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과체중도 정상보다 1000명당 3.5명 더 발생했다. 연령, 성별, 흡연, 음주, 운동 여부, 혈중지질, 혈압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음에도 과체중과 비만의 만성 콩팥병 발생 확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비만으로 인한 신장 과부하와 비만 조직에서 유리되는 다양한 매개체가 신장에 나쁜 영향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호 교수는 “비만하면 당뇨병,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 증상이 없는 동맥경화,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장질환의 위험 요소가 없어도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경우에는 만성병 발생 예방을 위해 반드시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비만의 역설? 만성 콩팥병엔 통하지 않아!
입력 2016-02-09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