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이 1~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됐으며 탑재체인 ‘광명성 4호’는 임무궤도에 정상진입해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9일 공개한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 분석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미사일 기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1단 추진체는 의도적으로 폭파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전문기관 모의 분석결과 2단 추진체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2380㎞떨어진 지점에 낙하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부는 “1단 추진체와 페어링, 2단 추진체의 낙하지점이 지난 2012년 12월 12일 발사된 은하 3호와 비슷하다”며 “이번에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의 성능은 지난 2012년에 발사한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의 직경과 길이의 비율은 2.4대 30으로 지난 2012년 발사된 은하 3호와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군 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 역시 당시와 마찬가지로 1만2000㎞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본토를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거리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1단 추진체와 페어링은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통고한 예상 낙하지역에 떨어졌다.
지난 2012년 당시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궤적을 탐지했던 해군 이지스함은 이번에도 궤적을 탐지했다. 하지만 2단 추진체 분리전 항적을 상실해 추진체의 낙하지점을 판단하는데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지스함 SPY-1 레이더는 1단 추진체 분리 이후 270여개의 파편으로 갈라진 항적들을 식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1단 추진체에 자폭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 우리 군이 회수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에서도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사이에 가로 세로 각각 5㎝, 30㎝의 폭약이 발견됐다. 당시는 이 폭약이 폭발하지 않아 추진체가 온전한 형태로 수거됐으며 북한의 엔진 기술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국방부는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발사체 능력은 지난 2012년과 비슷하지만 탑재체 중량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다. 2012년 탑재체 중량은 100㎏이었으나 이번에는 약 2배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책연구원 발사체 전문가는 “중량은 다소 늘었지만 임무 수행 중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추력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궤도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군은 북한이 동일한 성능의 미사일을 발사할 필요가 있었는지, 같은 발사체라면 2012년에는 ‘은하 3호’라고 지칭하고 이번에는 ‘광명성’으로 지칭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미국 ‘북미우주항공방위사령부(NORAD)는 7일 저녁 2개의 우주물체가 궤도에 선회중이라고 밝혔다. 2개의 물체는 3단추진체와 탑재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북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호 궤도진입, 송수신 여부는 불투명
입력 2016-02-09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