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얼음물에 빠진 조난 조종사 구출하라” 공군, 혹한기 탐색구조훈련

입력 2016-02-08 12:59

공중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 조종사는 유사시 적진에서라도 비상 탈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탈출한 조종사가 적에게 나포되면 아군에 상당한 전투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공군은 적진에서 비상 탈출한 조종사를 구출하는 훈련을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공군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 2일 충북 진천군 소재 초평저수지에서 조난 조종사 구출을 위한 탐색구조훈련을 했다고 8일 밝혔다.

6탐색구조비행전대 주관으로 진행된 훈련에는 항공구조사 20여명과 HH-32, HH-47, HH-60 탐색구조 헬기가 동원됐다.

공군 항공구조사(SART)는 전시 적진에 투입돼 산과 강, 바다에 떨어져 조난당한 조종사를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평시에는 항공기 사고 구조, 응급처치, 환자 후송, 각종 재해·재난 대민지원, 산불 진화 등의 임무도 맡는다.

혹한의 날씨에 진행된 이번 훈련은 겨울철 강이나 호수로 비상 탈출한 전투조종사를 구조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구조작전 명령을 받은 항공구조사들은 탐색구조 헬기에 탑승해 신속히 출동해 조난 현장에 도착했다. 즉시 조난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차가운 얼음물 속에 뛰어들었다.

겨울철 영하의 기온에 얼음물에 빠지면 조난자의 생존시간은 15분에 불과하다.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조난자가 저체온증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수중에 투입된 구조사는 신속하게 조난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헬기 조종사에게 수신호를 보내자 헬기가 낮은 고도로 물 위에 접근해 구조용 줄(HOIST)을 내리고 고리, 바스켓, 들것 등 각종 구조장비로 조난자를 구조했다.

암호장비, 미사일 등 중요 물자가 물속에 빠진 것을 가정해 잠수 탐색, 인양 훈련도 했다. 구조사들은 '자율방출 호흡법'이란 독특한 호흡으로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이 호흡법은 마우스피스를 반쯤 물고 자유 방출되는 공기를 흡입하면서 침착하게 부상하는 기법이다.

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대장 정한철(학군 28기) 소령은 "혹한기 악조건 속에서도 공군 전투력의 핵심인 조종사를 구조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며 "내 목숨은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는 항공구조대의 구호처럼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