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키스하지마라” 타액 통한 전파 우려..브라질 카니발 '키스 금지령’

입력 2016-02-06 15:21

올해 브라질 카니발에서는 흥겨운 축제 분위기 속에 낯선 사람과 키스를 나누는 광경을 찾아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침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타액과 소변에서 활동성 바이러스를 검출했다며 낯선 사람과 키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활동성 바이러스는 새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숲모기(이집트숲모기 등)에 의해 전파되며 드물게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오스바우두 크루즈 의료재단의 파울루 가델하 회장은 "감염자와 접촉하게 될 가능성을 고려해서 절대로 키스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또 임신부는 바이러스 감염을 경계하고 카니발 기간에 인파를 피하라고 의료재단은 강조했다.

역학자들은 열기와 인파, 드러낸 피부 등 여러 요소가 합쳐지면서 카니발이 지카 바이러스 전파의 '폭약 칵테일'(explosive cocktail)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카니발을 개최한 리우데자네이루 시 당국은 거리에 보건 인력을 파견하고 카니발 참가자들이 긴 옷을 입도록 당부했다.

하지만 카니발 참가자들이 보건당국의 요청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AP통신에 따르면 많은 참가자들은 긴 바지나 긴 소매 상의, 벌레 퇴치용 스프레이이 카니발의 정신인 쾌락주의와는 배치된다며 종전처럼 약간의 반짝이와 깃털만 걸친 채 쇼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카니발을 앞두고 벌어진 거리파티에서 수많은 사람이 살갗을 드러낸 채 파티를 즐기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신을 '카니발 광'이라고 밝힌 앤절라 페사나는 "우리는 기쁨이 필요하다"며 "카니발은 모든 이에게 기쁨을 나눠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친구 16명과 카니발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할 계획이라고 밝힌 페드로 마시엘도 "물론 브라질 국민으로서 걱정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지만, 카니발이 끝날 때까지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