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4)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 실질적으로 갇혀 있어 ‘자의적 구금’ 상태에 있다고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Working Group on Arbitrary Detention)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그룹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성명을 통해 영국과 스웨덴은 어산지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를 존중해 어산지의 자유 박탈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에게 보상받을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성필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위원장은 성명에서 “어산지가 현재 처해 있는 상태가 자의적 구금에 해당하는지 다양한 형태의 자유권 박탈을 검토했다”면서 “실무그룹은 어산지의 자의적 구금 상태가 종식되고, 그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가 존중돼야 하며, 보상을 받을 권리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어산지는 유엔 실무그룹의 결정을 이행할 것을 스웨덴과 영국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이날 에콰도르대사관에서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평결을 이행하는 게 스웨덴과 영국 정부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과 스웨덴 정부는 유엔 실무그룹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어산지는 2011년 스웨덴에서 성추행과 성폭행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부인하고 2012년 런던의 주영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해 3년6개월 넘게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유엔 실무그룹 “어산지 자의적 구금상태…이 사태 종식되고 보상받아야”
입력 2016-02-06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