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전(前)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물량 공급과잉여부를 두고 온라인 설전을 벌여 화제다.
6일 사단법인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는 송인호 KDI 연구위원의 ‘최근 아파트 분양물량 급증의 함의’라는 글과 서승환 전 국토부 장관의 ‘주택시장에 우려할만한 과잉공급이 있는가’라는 반박 글이 나란히 게제됐다.
송 연구위원은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49만 가구(추정)로 ‘제2차 장기 주택종합계획(2013∼2022)’을 바탕으로 추정한 공급계획 물량(연평균 27만 가구)을 큰 폭으로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경제의 기초적인 주택수요를 연 35만가구로 추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약 70만 가구의 주택공급(인허가)이 이뤄져 수요와 차이가 40만 가구 내외로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역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고 사용자비용이 1% 포인트 상승하면 준공 후 미분양은 각각 12%와 4% 늘었다. 그는 분양물량을 올해 37만 가구, 2017∼2020년은 연평균 27만 가구로 놓고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을 연 2.9%, 사용자비용은 -2.1%라고 가정하면 2018년 준공 후 미분양은 2만1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이 1만518가구인데, 이보다 1만가구 넘게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GDP 성장률이 앞으로 3년간 1% 포인트 하락(연간 0.33% 포인트)하고 사용자비용도 -0.6%로 오르면 2018년 준공 후 미분양은 3만가구 안팎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송 연구위원은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면 이미 수익성이 열악한 건설업계의 현금흐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 전 장관은 “주택공급은 (송 연구위원처럼) 인허가물량이 아닌 준공물량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서 전 장관은 “지난해 인허가수는 급격히 늘었지만, 준공물량은 전년(2014년·41만2345가구)보다 별로 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지난해 주택시장에는 오히려 약한 정도의 초과수요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인허가물량도 지난해보다 상당히 적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이나 경기 등에 이례적 변화가 없다면 2017년에도 주택시장을 교란할 초과공급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주택물량 과잉 놓고 KDI연구원과 前 장관 설전
입력 2016-02-06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