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들어 머리 빗기 힘들다면 오십견 의심…절반 이상은 '어깨근육 파열' 동반

입력 2016-02-05 17:44

오십견 환자의 절반 이상이 어깨 근육의 인대가 찢어지는 ‘회전근 개 파열’도 함께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십견은 주로 50대 이후에 발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어깨 통증 질환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양수 교수팀이 지난해 1~12월 어깨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1598명을 분석한 결과, 오십견 환자 중 회전근 개 파열을 동반한 비율은 53.7%, 회전근 개 파열 환자 가운데 오십견 동반 비율은 27.9%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두 질환이 한 환자에 동시에 발생할 경우 지금까지는 오십견 치료후 파열된 회전근개 근육을 치료했지만 두 질환을 동시 치료해도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동안은 시간 차이를 두어 두 질환을 하나씩 치료했다. 하지만 환자가 오십견 치료 기간 동안 파열된 어깨근육의 통증을 참아야 하고, 치료 기간도 길어져 환자 불편이 심했다.

오십견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어깨를 움직이면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어 ‘동결견’이라고 불린다.

김양수 교수는 “손을 들어 머리를 빗거나 감기가 힘들고, 손을 등 뒤로 돌려 옷을 입거나 바지 뒷주머니에 넣기가 힘든 경우, 밤에 더욱 통증이 심해지고 통증이 있는 쪽으로 눕기가 힘든 경우, 잠을 자다가 깨는 경우 오십견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 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어깨의 안정성과 운동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힘줄이 심한 운동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지거나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 회전근 개 파열이다. 과도한 어깨사용이 이뤄질 경우 약해진 힘줄이 어깨뼈에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파열된다. 최근 레저 스포츠 활동이 활발해 지면서 발생율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김 교수는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으로 오인하기 쉬운데, 스트레칭이나 어깨운동을 해야 증상이 호전되는 오십견과 파열된 근육을 최대한 쓰지 말아야 하는 회전근 개 파열 치료법이 역설적으로 상반되어 잘못된 진단과 처치로 어깨 힘줄이나 관절 손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엑스레이, 초음파, MRI 등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회전근 개가 파열되면 어깨를 옆으로 들거나 뒤로 할 때 통증이 더 심해져 이런 동작을 피하게 되고, 치료 없이 방치하면 결국 2차적으로 어깨가 굳는 오십견까지 동반될 수 있다”면서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 좋아지지만 심하면 힘줄을 다시 관절에 붙여주는 수술이나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