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폭발물’ 설치 협박범, “나에 대한 불만이 더 컸다”…현장검증 실시

입력 2016-02-05 15:41
“사회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나에 대한 불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인천국제공항 폭발 협박 사건 피의자 A씨(36)는 5일 인천국제공항 1층 화장실에서 실시한 현장검증에 앞서 “평소 사회에 불만이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실제 폭파시킬 계획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고 답했다.

A씨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손과 몸은 포승으로 묶인 상태였다. A씨는 취재진에 질문에 응하다 현장검증을 서두르는 경찰에 이끌려 곧바로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현장검증은 오전 10시35분 시작돼 약 13분 만에 끝났다. 현장검증이 실시될 동안 화장실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폭발물을 설치하는 장면을 재연했고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36분쯤 인천공항 1층 남자화장실 첫 번째 좌변기 칸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아랍어로 쓰인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폭발성물건파열 예비음모 및 특수협박)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그가 화장실에 설치한 화과자 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부착돼 있었다. 상자 안에는 기타 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고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 아랍어로 쓰여진 메모지 1장 등이 발견됐다.

A씨는 대학원을 나온 음악 전공자로 무직 상태로 지냈으며 아내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