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이 중국에서 낳은 무국적 어린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미국의 인권변호사이자 북한인권운동가 실비아 김이 4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실비아 김 변호사는 이날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국 북동부 북한과 접경지역에 2만∼3만명의 국적 없는 어린이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국적 어린이들은 대부분 인신매매 혹은 결혼이라는 미끼에 속아 중국으로 건너온 북한 여성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다.
불법체류자들인 이들의 어머니는 신분노출로 인한 강제송환을 우려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실비아 김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북한 여성과 중국인의 결혼을 합법적인 결혼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사이 어린이들은 국적이 없는 채 교육, 의료혜택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1954년과 61년에 무국적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무국적자의 수를 줄이기 위한 조약을 채택했지만, 중국은 가입하지 않았거나 승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 변호사는 유엔난민기구가 최근 무국적자를 10년 내에 근절키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 당국에 무국적 어린이 보호에 적극 나서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유럽북한인권협회도 지난해 12월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 북한 난민의 무국적 어린이’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부모 중 1명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갖추고 있을 경우 중국에서 태어난 모든 어린이들에게 국적을 허용토록 당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북중 접경지역에 무국적 어린이 2만~3만, 국제사회가 관심 기울여야”- 美인권변호사
입력 2016-02-05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