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북자는 "북한 군인들 사이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위훈보다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5일 보도했다.
인민군들은 살아남기 위해 민가를 습격하기도 한다. 일부 부모들은 부대 주변에 거주하면서 자녀들의 영양을 주기적으로 보충해준다. 부모와 함께 10여년이 넘는 군생활을 견뎌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 마저도 형편이 좋은 가정에 한해서다. 그렇지 못한 군인들은 병영 밖을 이탈해 주민들의 식량을 훔친다. 인민군들은 민가에서 재산이 될만한 것들을 모두 훔친다. 일단 도둑질을 하고 나면 병영으로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 부대로 가지고 들어가면 개인이 아닌 공동 소유가 돼버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인민군들은 '훔치는 것보다 중요한 게 보관'이라고 말한다.
또다른 탈북자는 "북한 군인들은 밤이면 분대 또는 소대별로 민가로 도둑질을 나간다. 선임관 소대들은 부대 꾸리기를 하라며 민가에서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지만, 사실 도둑질 하라는 것과 같다. 그렇게 도둑질한 물건은 소대장을 비롯해 상관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 때문에 군인들은 훔친 물건을 보관할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군인들은 도둑질한 물건을 돈으로 환산해주거나, 먹을 것으로 바꿔주는 가정집을 물색한다. 가정집 또한 그런 군인들을 반긴다. 더불어 이윤이 생기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도둑질한 물건은 TV나 자전거, 녹음기, 녹화기를 비롯해 북한 사회에서 돈이 되는 것들이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과정에 가정집과 군인 모두 많은 이윤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북한 군인들은 믿을만한 가정집에 물건을 보관하거나 돈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맡긴 가정집과 자주 왕래하며, 부모가 부대 근처로 오면 집으로 보내기도 한다. 특히 부대 내 식량 사정이 어려워지면 '개인 금고'인 가정집을 찾아가 영양을 보충하기도 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입대 인사말이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였지만 선군정치가 무너지면서 눈치가 빠른 군인들은 오히려 돈을 벌어서 고향에 돌아간다. 제대하는 날에는 물건을 맡긴 가정집에서 모든 물건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북한 선군정치의 현실이 이렇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군인, 살기 위해 훔친다?” 부대 외곽 개인집에 장물 개인 금고
입력 2016-02-05 0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