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 땐 100㎏…이번 위성체 중량은?” 핵탄두 500㎏이하 소형화 어려워

입력 2016-02-04 18:37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예고기간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이 사용할 추진체의 성능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탄두 부분에 탑재될 물체의 중량과 추진력의 향상 정도가 관심을 모은다.

북한이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사거리 1만㎞) 로켓을 이용해 위성궤도에 올린 '광명성 3호' 2호기의 무게는 100㎏ 내외로 추정돼 왔다.

오는 8일부터 25일 사이 북한이 쏘아올릴 위성체는 이보다 중량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도탄에 실을 수 있는 핵탄두는 500㎏ 이하로는 소형화가 어렵다"면서 "지난번 탑재체의 무게는 100㎏ 수준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얼마나 무게를 늘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측에 이번에 발사될 위성을 광명성 3호의 2배인 4년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도 탑재체가 대형화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은하 3호보다 추진력이 향상된 사거리 1만3천여㎞ 가량의 로켓 추진체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의 장거리 로켓 발사대 높이를 50m에서 67m로 증축했으며,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이번에 발사할 로켓이 은하 3호보다 50% 가량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1단 발사체의 지름이 2.4m였던 은하3호에 비해 대폭 커진 지름 3m 안팎의 발사체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이 IMO에 통보한 운반로켓잔해 낙하예상구역 좌표는 2012년 은하 3호 발사 당시와 동일하다. 이는 추진력이 강화된 대형 로켓으로 더 높은 궤도에 위성체를 올리거나, 더 무거운 위성체를 쏘아올리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은 "대형 로켓이 등장한다면 어떤 목적으로 대형화한 것인지, 우주 어느 궤도로 위성을 올리려 하는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북한의 추진체 제작 기술이 어느 정도 향상됐는지도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추락한 추진체를 인양해 소재나 기계적 처리, 추진체 연료 등이 과거와 마찬가지인지, 전자부품 등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 당국은 2012년 은하 3호 발사 당시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과 연료통, 엔진 등 14점의 잔해를 인양해 분석한 바 있다.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고체연료를 발사에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력화에 필요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할 지도 관심사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음속의 20배)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천~7천℃의 고열이 발생한다.

박 원장은 "북한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마는지, 대기권에 돌입시켜 고열을 견디고 태평양 등에 안착하는지 여부를 살피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은 3년마다 한번씩 주기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2012년 은하 3호의 발사 성공이 요행이었는지 여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