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운동권 출신이니까 안 되겠다고 하는 그런 통념을 버려야 한다”며 “(운동권 출신들이) 의회에 적응도 하고 전부 다 달라졌다.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타협적 정치 풍토의 원인이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여당”에 있다고 했다. 그동안 당내 ‘운동권식 정치’ 청산을 강하게 주장했던 김 위원장의 기조가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에 운동권 출신이, 과거 학생운동 했던 분들이 숫자적으로 좀 있다고 해서 그분들의 옛날 생각이 지금 생각과 똑같겠느냐”며 “다들 재선도 하고 3선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의회에 적응도 하고 전부 다 달라졌는데 그걸 옛날(활동)과 결부시켜서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는 과거에 학생운동에 많이 참여했던 분들도 현실적응이 너무 빠른 사람이 많다고 느낀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우려가 없다”고 했다. 당내 운동권 출신 강성 인사들이 비타협적 정치 문화를 만들어왔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비타협적 정치 풍토가 기인한 데 대해 여당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이 나빠서 (타협이 안 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며 “여당이 힘이 센 곳이니까 자기들이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면 사실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것이고, 그러면 국회 운영이 잘 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간 김 위원장은 당내 비타협적, 이념적 정치 문화에 대한 청산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는 최근 “(당이)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를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지, 이념이니 진보니 하는 허구적 이야기를 내세우면 국민이 따라가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당내에서는 이 발언이 당내 ‘86’그룹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운동권 출신 인사들은 우려를 표했다.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최근 국민들 눈살을 찌푸릴만한 그런 어떤 정치 행태를 보인 게 사실 있다”면서도 “그것이 운동권식 정치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당의 낡은 정치문화를 극복하는 문제로 생각을 해서, 특별히 그게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주로 그러한 일을 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쟁점법안 처리 과정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여당을 겨냥하는 한편 당내 반발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단독]'운동권식 정치' 청산 주장한 김종인 "운동권 출신 달라졌다. 여당이 문제"
입력 2016-02-04 17:47 수정 2016-02-04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