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가 양자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리는 차기 회장 선거 후보는 총 209개로 구성된 FIFA 회원국 축구협회장의 투표로 진행된다. 이번 회장 선거에 나온 후보는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지아니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제롬 상파뉴 프랑스 전 외교관, 남아공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 총 5명이다. 이들 중 칼리파 회장과 인판티노 사무총장이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칼리파 회장은 아시아(46개국)와 아프리카(54개국)를 믿고 있다. 두 대륙은 비리 의혹으로 FIFA 회장직에서 제프 블라터의 텃밭이었다. 칼리파 회장은 지난해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를 지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블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인판티노의 지지 기반은 유럽(53개국)과 중남미(45개국)다. 이탈리아계 스위스인인 인판티노는 지난 15년간 UEFA에서 일했고, 지난 2009년부터는 UEFA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판티노는 유럽 축구 명장는 퍼거슨 전 감독 외에도 축구계의 명장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4일(한국시간) 인판티노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에서 “(인판티노는) 능력과 규율, 조직 장악 능력, 축구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칭찬했다. 앞서 영국 웸블리에서 열린 인판티노의 공약발표회에는 조제 모리뉴 전 첼시 감독이 해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파비오 카펠로 전 러시아 감독도 참석해 인판티노를 지원했다.
특히 2018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도 인판티노 지지를 선언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날 인판티노에 대해 “현재 FIFA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칼리파 회장과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선거 판도를 좌우할 아프리카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칼리파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과 아프리카축구연맹과의 교류와 사회 공헌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축구 인프라 확충이라는 당근을 내밀 수 있다.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차기 FIFA 사무총장에 아프리카 출신 기용 공약을 내걸었다. FIFA의 핵심 요직을 줌으로써 아프리카의 표심을 움직이겠다는 계산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FIFA 회장 선거 칼리파-인판티노 각축
입력 2016-02-04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