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들의 소변에서 흡연으로 인한 환경유해물질 농도가 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검출됐다. 혈액 중 납 등 4종은 다소 높아졌고, 수은은 비슷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런 분석이 담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실시한 ‘제2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400개 읍·면·동 지역의 만 19세 이상 성인 6500명의 혈액과 소변에서 총 21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하고 설문을 통해 가능성 있는 노출요인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직접 또는 간접흡연에 의해 나타나는 니코틴 대사체 코티닌의 소변 중 농도는 5.5㎍/L로 지난 조사(11.3㎍/L)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설문조사에서도 직접흡연이 22.5%에서 17.9%로, 간접흡연은 21.3%에서 15.2%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흡연율이 2005년 28.8%에서 2010년 27.5%, 2013년 24.1%로 감소세를 보였다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흐름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2012년 금연구역이 지정·확대되는 등 금연 정책 시행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혈중 납은 1.94㎍/dL로 지난 조사 결과(1.77㎍/dL)에 비해 9.6% 증가했다. 다만, 과거 10년간 경향에 비춰보면 변동 폭 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혈중 수은은 3.11㎍/L로 지난번(3.08㎍/L)와 비슷했다. 미국(0.86㎍/L), 캐나다(0.79㎍/L)에 비하면 높지만 식습관이 비슷한 일본(8.5㎍/L)과 홍콩(3.65㎍/L)보다는 낮은 수치다. 건강에 위험할 만큼 초과 노출돼있어 저감 노력이 필요한 사람은 121명에서 88명으로 줄었다. 소변 중 수은과 카드뮴은 모두 0.38㎍/L로 제1기 조사(수은 0.53㎍/L, 카드뮴 0.58?㎍/L)에 비해 각각 28.3%, 34.5% 감소했다.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의 소변 중 농도는 지난 조사(0.75㎍/L)에 비해 1.5배 증가한 1.09㎍/L을 기록했으나 미국, 캐나다에 비해 높지 않은 수준이다. 독일인체모니터링위운회의 건강영향 권고값(HBM-I)인 200㎍/L보다도 매우 낮은 편이다. 이 농도는 컵라면, 캔음식 등 가공식품의 섭취빈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다른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대사체류는 모두 지난 조사에 비해 줄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2010년 환경부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를 유독물질로 지정하고 식품의약안전처가 식품보관용 용기에 사용을 금지한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성인 체내 니코틴 대사체 농도 '절반으로 뚝'
입력 2016-02-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