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폭발물 의심물체 설치 피의자 “음악전공 대학원 졸업한 30대 무직 사회불만자”

입력 2016-02-04 11:32 수정 2016-02-04 12:16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1층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유모씨가 종이백을 들고 공항에서 활보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공항 1층에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피의자가 검거됐다. 피의자는 악기를 다루는 음악을 전공한 대학원생 출신으로 파악됐다.

4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대장 정성채)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28분쯤 인천공항 1층 C입국장 7번 출구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유모(36·서울시)씨를 긴급 체포했다.

유씨는 경찰에서 “취업이 안돼 돈도 궁하고 짜증나 범행을 계속했다”며 “구글검색기를 이용해 아랍어 협박문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결혼을 했으며 갓난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35분쯤 폭발물 의심 물체 발견 신고 사건을 접수한 직후 광역수사대 등 총 77명을 수사 전담반으로 편성해 인천공항 1층 입국장에 설치된 CCTV 84대의 사건 발생 시간대 동영상을 집중분석해 같은 날 오후 3시36분쯤 A씨가 묵직해 보이는 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2분 후 바로 서울로 되돌아 간 사실을 확인,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 착수 5일만에 검거했다. 경찰은 컴퓨터와 프린터기,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통신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랍어 메모장은 집에 있는 컴퓨터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분석 중 1㎝ 미만의 작은 점을 특정한 뒤 역으로 추정해 실물 크기의 출입자를 검색해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들고 들어간 유씨가 나올 때는 빈 가방으로 느껴져 용의자로 특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CCTV가 용의자 검거에 1등 공신이었다.

검거 당시 유씨는 24평형 아파트에 혼자 있었다. 부인은 갓난아기를 돌보기 위해 친정에 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범행 당시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물 의심 물체에 담긴 음식물은 유씨가 집안 냉장고에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경찰에서 “평소 사회에 불만을 품어왔다”며 “집에서 부탄가스통 등을 이용해 폭발물 의심 물체를 만든 후 공항 화장실에 설치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유씨에 대해 정확한 범행 동기, 테러단체와의 연관성 등을 수사한 뒤 폭발성 물건 파열 예비음모 및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성 물건인 가스통이 발견돼 대테러사건으로 수사해왔다”며 “유씨가 영화를 보고 모방범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씨가 IS에 가입하기위해 접촉을 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사이버수사대에서 수사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