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3일 오후 11시30분쯤 사건 용의자 유모(36)씨를 서울 구로구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층 남자화장실 좌변기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함께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폭발물 의심 물체로 보였던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경찰이 종이상자를 해체에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또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를 비롯해 메모지 1장이 발견됐다.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틀린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글은 손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출력된 형태였다.
경찰은 공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84대를 분석해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9일 낮 12시부터 신고가 접수된 이후 1시간이 지난 오후 5시까지 화장실 이용자가 모두 760여명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75명으로 범위를 좁혔고 화장실에서 나온 지 2분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온 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추적해왔다.
경찰 조사에서 유씨는 “평소 사회에 불만 품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씨는 대학원을 나온 음악 전공자로 취업이 안되고 돈이 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유씨의 아내와 1살짜리 자녀는 친정에 가 있는 상태였다. 유씨는 범행 당시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왔다. 폭발물 의심 물체에 담긴 음식물은 유씨가 집안 냉장고에서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아랍어 메모장은 유씨가 직접 집에 있는 컴퓨터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컴퓨터와 프린터기,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통신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테러 단체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한 뒤 4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인천공항=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악기 다루는 음악 전공한 대학원생이라죠? 결혼해 아기도 낳지만 취업이 안 돼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합니다. 근데 구글검색기로 아랍어 협박문까지 쓰다니 정말 고약합니다.▶기사 보기<피의자는 음악전공 대학원 졸업한 30대 무직 사회불만자> http://bit.ly/1X4RoEr
Posted by on 2016년 2월 3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