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판산데…” 김을동 의원 똑똑한 여자 밉상 발언 뭇매

입력 2016-02-04 09:47 수정 2016-02-05 12:27
사진=국민일보 DB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똑똑한 척 하는 여자는 밉상’이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곳곳에선 여성 대통령 시대에 맞지 않는 여성 비하 발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일각에선 아직도 우리사회에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총선 여성예비후보자 대회에서 “우리나라 정서상 여성이 똑똑한 척하면 굉장히 밉상을 산다”며 “약간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짓는 게 한결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경남 양산에 나선 김정희 예비후보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 예비후보는 여성 후보의 효과적인 선거 운동 방법에 대해 질문했고 이에 대해 김을동 최고위원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 아내의 선거 운동 일화를 전하며 이 같은 조언했다.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자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 운동에서 여성성을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여성의 장점은 사적인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이라며 “엄마 같고 딸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방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여성 예비 후보자 68명이 모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온라인 곳곳에선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남인순 곧바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여성대통령 시대에 너무 올드 한 것 아니냐”며 “여당의 여성 최고위원이 할 말이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여성 후보자들에게 모자란 듯 보이라는 조언은 여성이 부차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한 남 의원은 “여성정치인들은 뿌리 깊은 성차별에 단호히 거부하고 성 평등한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을 자라게 할 사명이 있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역사학자 전우용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을동 최고위원의 발언의 기사를 공유하며 “머리 좋다고 자부하는 ‘그분’이 밉상이라는 건가, 아니면 약간 모자란 듯 하다는 건가?”라는 글을 남겼다.

반면 일각에선 우리사회에 아직도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인한 국회의원의 발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현실에선 맞는 조언이다” “국회의원이 공식석상에서 할 수 있는 조언은 아니지만 똑똑한 여성을 기피하는 사회현상이 있는 건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의견에도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겸손하라고 조언하면 될 것을 표현이 저질이네” “판사 며느리를 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닌 듯…” “여당 여성최고위원의 발언으로 적절하지 않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밖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똑똑하다고 말했는데 박 대통령을 비하한 거냐?” “본인이 멍청하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발언이다” “똑똑한 척이 아니라 진짜 똑똑한 거다” “손녀가 없어서 저런 막말을 하는 거냐?” “똑똑하지 않은데도 밉상인 건 뭐냐?” “본인이 밉상인 듯” 등의 반응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