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미라 여중생’ 아버지 “기도하면 부활할 거라 생각”

입력 2016-02-04 07:20 수정 2016-02-04 10:13

여중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1년가량 집안에 방치한 아버지가 “기도를 하면 딸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된 여중생(당시 13세)의 아버지인 목사 A씨(49)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딸에게 가출 이유 등을 추궁하며 폭행을 했고 ‘잠을 자라’고 한 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오후 7시쯤 일어나서 보니 딸이 죽어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계모 B씨(40)는 이후 딸의 시신을 이불로 덮어 방치했다. 시신 썩는 냄새가 밖으로 나갈 것을 우려해 방안에 향초를 켜고 방향제를 뿌리기도 했다. 시신이 발견된 방에서 곳곳에 놓인 방향제 10여개가 발견됐다.

부부는 “딸이 부활할 것이라고 생각해 딸의 시신을 방 안에 방치했다”며 “우리가 열심히 기도를 하면 딸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실제로 이들은 딸 시신 주변에 초를 켜고 기도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3월 17일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자택에서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빗자루와 빨래건조대 등으로 여중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이불로 덮어 11개월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의 시신은 3일 오전 9시쯤 경찰이 A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 이불이 덮인 채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