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드론 사용이 확대되면서 곳곳에서 ‘불청객’ 드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항 주변을 날던 드론이 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사례부터 누드비치에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이 출몰하는 ‘불쾌한’ 사례까지 각양각색이다. 지난해 5월 일본에서는 방사성물질이 담긴 드론이 총리관저 옥상에서 발견돼 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경찰이 조금 특별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독수리를 이용해 불법 드론을 낚아채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수백년간 매를 이용해 꿩 등을 사냥했던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네덜란드 경찰이 헤이그 소재 한 보안업체와 손을 잡고 드론을 단속하는 독수리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경찰 대변인은 “독수리는 드론을 사냥감으로 인식해 낚아채고 나서 사람이나 다른 새가 없는 안전한 곳으로 가져간다”면서 “그것이야말로 이 프로젝트가 의도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서 독수리들은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드론을 낚아채 지상으로 안전하게 가져오는 모습을 선보였다. 경찰 대변인은 “첨단 기술로 발생한 문제를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일각에서는 드론의 프로펠러 때문에 독수리가 다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내셔널 오두봉 소사이어티의 지오프 르바롱 연구원은 특유의 날카로운 시야와 맹수본능이 있는 독수리는 드론 프로펠러에 다칠 확률이 낮으며, 오히려 드론을 지상으로 쳐서 떨어뜨리는 모습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당국은 이 독수리들을 올해 말부터 실전 투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드론 대책에 관해 세계 각국은 나름대로 고심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경시청은 ‘드론 잡는 경찰드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드론에는 그물망이 달려 있어 무허가 드론이 보일 경우 낚아챌 수 있다. 또 10월에는 영국의 한 정보기술(IT) 회사가 날아다니는 드론에 무선 전파를 발사시켜 드론을 강제 정차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여기저기 ‘불쑥’ 불청객 드론, 독수리로 잡는다
입력 2016-02-03 22:39 수정 2016-02-03 22:57